보라빛





보라색이 고와서가 아니랍니다.

주먹만큼이나 커다란 모양새가 탐스러워서가 아니랍니다.

초록의 풀들이 가득한 곳에 홀로 서 있음이 안타까워서도 아니랍니다.

 

꼭 그런 저런 이유를 붙이지 않아도

남기고픈 생각이 드는 이유를 알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두고 오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꽃이더랍니다.

 

연유로,

이곳에 남겨지기는 했지만

나는 여전히 왜 이 꽃을 담아 왔는지

그 이유를 찾아 내지는 못하고 있답니다.

 

우리네 삶에도

그렇게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각자 하나씩의

공간을 채우며 내게 존재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아가는 내 나이가

그 이유임을 알게 된 것이 이미

저 보라색의 꽃에게는

새로운 의미가 생겨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