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




쏟아지는 별과

온 몸을 뜯어대는 모기가

눈으로 몸으로

남겨진 기억이라면

 

모기를 피하기 위한 모기불의 냄새는

코로 남겨진 기억이다.

 

코로 남겨진 기억중에 절대로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하나 더 있다.

 

사랑방 제법 실한 통나무로 이쪽벽과 저쪽벽을

가로질러 만들어진 선반에 새끼줄로 잘 묶어

매달려 있던 메주들...

 

큰 어머님은 가끔씩은

아직 채 숙성되지 않은 메주의 한 귀퉁이를 떼어

간식거리로 조카 아이의 입에 넣어주시기도 하던 메주...

 

그 메주에서는 다 숙성된 뒤의 구수함도 예견하여 주지만

그 이전에 인내심을 발휘해야 할 과정의 훈련도 준비해 놓았었다.

 

지금은 향수병처럼 때때로 그리워 지곤 하던 메주 냄새

그 냄새는 모양만 흉내낸 황토흙 메주에서도

여전히 풍겨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