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짜리 아이에게 배우다(귀여운 애완견, 강아지)

  한살짜리 아이에게 배우다.

(귀여운 애완견, 강아지) 


40일쯤 된 아기 강아지. 사람의 나이로 치면 한살정도?

아뭏든 요즘 이녀석과 씨름을 한다.

 

니가 잘났니 내가 잘났지 라며 투닥 거리지만

우리의 사이가 그리 나쁜 편은 아니다.

 

그 아이에게 오늘 한수 배운다.



아이이이잉~~~

빨리 주셔요~

얼른 주셔요~

뭘? 뭘 달라고?


문을 열고 뭉실이가 문에서 멀어지게 한다음 옷이라도 갈아 입을라 치면

녀석이 발 밑에 와서 자기먼저 보아 달라 칭얼거리는대

이 유혹을 밀어내는게 결코 쉽지 않다.


아무거나 먹일수 없으니 일단 꼬옥 안아주고 쓰다듬어주기라도 해야

떨어지지 안 그러면 찰싹 달라붙어 떨어지질 않으니...






뭉실이가 온뒤 새로운 습관이 생기려 한다.


첫번째 : 현관문을 열때는 반드시 발 밑을 보고 아주 조심스레 열것.

         문소리가 나면 쪼르르 달려와 문 앞에서 꼬리를 흔들고 있거든.

두번째 : 집안 어디를 가든 발 디딜곳은 항상 정밀 검사 할것.

         지뢰! 물폭탄 지뢰도 있지만 진흙지뢰가 더 무섭거든

세번째 : 휴식을 취하려 누울때에는 꼭 누울자리를 보고 누우라는 격언을 떠 올릴것.

         쥐도새도 모르게 지가 먼저 누워 있다가 비명을 지르거든

네번째 : 누워서도 절대로 방심하지 말것.

         잠들만 하면 슬금슬금 다가와 핥고 깨물고 간지럽히고 ㅠㅠ

다섯번째 : 간식을 먹을때 간식의 위치를 높일것.

         자기 키높이보다 높아도 수단과 방법을 안가리고 뛰어 올라 강탈한다.

         가끔은 자기 침을 먼저 바르기도 ㅠㅠ


에혀~

이것들 습관화 안 시키믄 손해 보는건 언제나 나다.

녀석이 내게 고약한 생각을 가지고 그러는게 절대루 아니겠지만....


 

하긴, 사람으로 치면 한살짜리 아이가 뭘 알겠나 싶지만

맘을 단단히 먹고 교육을 시켜야 겠다.


 

교육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아 봐야 겠다.


자~  뭉실아~

우리 공부 좀 하자꾸나.

강아지가 강아지답게 사는 법.

강아지의 품격에 맞는 대우 받는 법

이런거 알아야 삶이 편안하단다^^


씻고 나와보니.

.
.
.
.
.

이 녀석 바로 반기를 든다.

내게 내 맘대로 살 자유를 달라! ㅠㅠ





바로 심통을 부리고 있다.

맘대로 하셔욧!

 

아~ 빨리 일어나 공부 하자니깐?


안돼! 기다려!

오늘은 짧게 이 두가지만 하자구.


아 글씨~  맘대로 하시라니깐요?

난 일케 누버 있는기 최고라구요~

일케 누버 있는기 월매나 편하고 좋은디?






어? 어?

너 자꾸 그러면 화낸다?


화나면 무서운거 몰라?


웅? 무서운게 뭐에요?

난 무서운거 모르는대?

뭉실이~  눈만 꿈벅꿈벅







어휴~ 속터져서리  내가 미티 ㅠㅠ

말이 통해야 말을 하지.


잉? 무신 말씀을~

내가 얼마나 똘똘 한지 모르시는구나?



손에 쥔 뭉실이 간식으로 살살 달래서

억지로 기다려를 가르쳐 주는대


이게 말이 가르쳐 주는거지 순 우격다짐 힘으로

엉덩이 누르고 못 도망가게 잡아 두고서

기다려를 외친다.


효과가 있다.

뭉실이는 맛난 간식을 눈 앞에 두고도

의젓하게 앉아서 기다리고 있다.

물론, 코를 찡긋 거리는거 까지는 말리지 못했지만...


곁에 있던 아이가 한 마디 거든다.


아빠!  그거 뭉실이가 알아 듣는게 아니고

아빠가 붙잡고 있으니 못가는거잖아요 ㅠㅠ


설마~

잡고 있던 뭉실이의 엉덩이를 놓으니 뭉실이는

바로 지 간식으로 뛰어간다.


그랬다.

나는 절대로 해서는 안될 힘에 의한 교육을 한거다.

힘으로 눌러 놓고는 그걸 아이가 교육을 통해 배웠다고

혼자 나름대로 자족하고 있었던 거다.


마음으로, 말로하는 교육의 효과가 얼마나 큰지를 외치던 내가

힘에 의한 강압이 얼마나 비교육적이고 무지한 방법인지를 외치던 내가

힘에 의한 교육을 강요하며 효과있는 교육이었다 내심 좋아하고 있었던 거다.


이런 부끄러운 일이 ㅠㅠ


뭉실이!

이제 한달이 좀 넘은 아이가

오십을 바라보는 내게 가르침을 준거다.



힘으로 누르려 하지 마시고 습관이 들때까지

차근차근 기다려 주셔요.


그럼 나도 잘 할 수 있을거에요^^



이래서 사람은 평생을 배우며 산다는 말이 있나부다~

이래서 사람은 아이에게도 배우며 산다는 말이 있나부다^^